콩국수의 계절이다. 여름에 먹는 콩국수는 보약과도 같은 음식이다. 나는 콩국수에 입문하고 홀딱 빠진 지 갓 3년 차 된 콩린이이다. 내 나이 이제 막 삼십 대 중반. 이제야 콩국수의 그 깊은 맛을 알게 되었다. 어릴 때 나는 할머니께서 직접 콩을 골라 씻고, 불리고 삶고, 헹구고, 껍질을 하나하나 골라내고 갈아서 비지를 제거하는 그 수많은 정성 가득한 과정을 거친 콩물을 집으로 가져오실 때면 지금 아주 입을 꿰매버리고 싶은 말을 했더랬다. '콩은 텁텁하고 맛없어! 으 근데 거기에 무슨 국수를 말아먹어? 할머니 나 안먹어어~ 싫어어~' 라며 어리석은 말들을 지껄였었다. 어릴 때부터 유독 면을 좋아했던 나지만 콩물에 넣은 면은 먹어보지도 않고 편식했었다. 엄마는 그렇게도 맛있고 보양식인 콩국수를 먹어보게 하..